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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출산일 준비

기다리던 셋째가 태어났습니다.

오늘 드디어 셋째가 태어나 진짜 삼남아빠가 되었습니다.

첫째는 아무것도 몰라서, 둘째는 조금 긴장해서 아이가 태어났을 때 특별한 기분을 느끼지 못했는데, 셋째가 태어나 아기 울음소리를 들을 때는 가슴이 울컥했습니다.

아파하는 와이프를 보는 것도 세번째라 너무 미안하고 감사했습니다.

출산을 끝내니 첫 출산을 앞둔 아빠들에게 어떤 준비를 하면 될지 공유하면 좋을 것 같아 정리해봤습니다. (자연 분만을 기준으로 설명)

 

 

막내야. 안녕

 

모든 일정을 비워두세요.

출산 예정일이 7일 정도 남았다면, 어떤 약속도 잡지 말고 일정을 비워둬야 합니다.

지금 와이프는 언제 아이가 나올지 모르는 상황입니다.

초산의 경우에는 예정일보다 약간 늦는다는 말이 있는데, 그것이 우리 와이프한테 적용된다는 논리적인 근거가 없습니다.

언제라도 병원으로 빨리 갈 수 있게 와이프의 옆을 지켜줘야 합니다.

 

회사에 회식이 있어도 정중하게 거절하고 와이프의 곁을 지켜주세요.

평생 같이 사는 사람은 와이프입니다.

그리고, 옆을 지켜줄 때는 음주도 피해주세요.

출산하는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는 아무도 몰라요.

음주를 하게되면 운전도 못하고, 출산시간 동안 와이프를 챙겨주기가 힘듭니다.

 

도와줄 사람을 미리 확보하세요.

만약, 초산이 아니라서 아이가 있다면, 아이를 돌봐줄 사람이 필요합니다.

출산이 어린이집이나 학교 가는 시간에 맞춰 출산이 이루어진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장모님이나 부모님에게 미리 말씀드려 일주일전에는 함께 생활할 수 있게 준비하세요.

 

특히나 요즘에는 코로나 때문에 출산 시에도 보호자 한 명만 입장 가능하고, 아이도 출산 이후 엄마를 제외한 누구도 볼 수 없습니다. (병원에 따라 다름)

또한, 병실에서 입출입이 자유롭지 않기 때문에 첫째 아이 케어가 많이 힘드니 누군가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와이프가 매우 아파할 거에요. 마음의 준비를 하세요.

아마도 살면서 출산의 고통만큼 아파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매우 드문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특수한 환경에 처하신 분들은 많이 보시겠지만, 저와 같이 일반적인 사람들은 아마 경험이 없을 거에요.

 

제가 직접 낳은 것은 아니지만, 옆에서 느끼는 고통의 크기는 학교 다닐때 선생님한테 몽둥이나 야구 방망이로 맞았을 때 수준의 고통이 아니에요.

 

눈이 돌아간다는 말있죠?

정말 눈이 돌아가고 "살려 주세요" 소리가 입에서 나옵니다.

인터넷에 간혹 군대와 출산을 비교하는 분들이 있으신데, 군대는 임신부터 출산까지의 고통과 절대 비교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닙니다. (일반적인 상황의 군대와 비교했을 때)

출산과 군대를 비교한다는 것은 저희를 낳아주신 어머니를 폄하하는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주제로 돌아가서
와이프가 출산 과정에서 많이 아파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정말 마음이 아픕니다.

그런데, 간호사분들의 출산을 하기 위한 행동들을 보고 있으면 가슴이 더 아프실 겁니다.

그래서, 보통 출산 시에는 보기 힘든 장면은 보호자분 나가 계시라고 많이 합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보게되는 장면들도 있으니 마음의 준비를 하시기 바랍니다.

 

시어머니, 시아버지를 데려가지 마세요.

요새는 어차피 코로나 때문에 입장이 불가능하지만, 출산 시 시어머니, 시아버지와 같이 가시는 분들 있습니다. 

면회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분만실에 들어오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시월드라고 들어 보셨을 겁니다. 

와이프는 시댁이 불편합니다.

시어머니와 시아버지의 친절과 상관없이 그냥 불편합니다. (이 글에서는 이 부분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생략합니다.)

와이프 입장에서는 출산 시 내가 힘들어하는 모습, 그리고 출산으로 인한 어쩔 수 없는 노출이 부담스럽습니다.

 

또한, 남편은 이미 예비 부모님인데 남편이 아직도 부모님에게 의지한다는 느낌을 들게 만들 수 있으며 시댁과의 중간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생각도 할 수 있습니다.

 

세 번째 출산일을 마치며

저도 출산 준비를 잘해서 적은 글은 아닙니다.

저도 많은 실수를 하고 와이프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간혹 출산일에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것을 넘어 사고에 가까운 일을 벌여서 평생 잔소리를 듣고 사시는 분들을 조금이라도 줄이고자 글을 썼습니다.

 

다들 출산일이 행복한 기억만 남는 기념일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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